솔숲 오솔길

* 산장의 밤 *

조혜강 2007. 4. 25. 22:14

        * 산장의 밤 * 낮에는 바람에 날린 꽃잎이 시냇물을 따라 흘러 정이 넘치고 초저녁달이 마중 나온 밤엔 달과 별들이 냇물에 잠겨 그윽한데 은향라 수실로 짠 달빛은 소리 없는 폭포수처럼 산마루에서 쏟아져 내려 님 모습인 양 마음 안에 넘쳐흐른다 어디선가 꽃에 취한 꿀벌들이 제집에 돌아갈 시간을 잊어버려 윙윙거리는 이 밤 이슬꽃은 새색시처럼 이리도 수줍던가 님 마중하듯 어둔 밤에 피어나네 이름할 수 없는 애수 이 밤은 가슴이 저려 들고 까닭 모를 눈물이 나니 저 풀벌레의 단조로운 노랫소리조차 아, 사랑이구나 - 혜 강 - (2007.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