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연가
* 가을비 *
조혜강
2004. 10. 20. 10:13
* 가을비 * 사는 일보다 사랑하곺은 날은 향내 좋은 갈색 차 되어 내 고운 님의 입술을 적셔 휴식을 취하게 하고 싶다 형형색색 물든 잎사귀 곧 잊혀질 이 계절은 설익은 내 사랑에 단풍빛 물감을 칠해 차 있으나 넘쳐 나지 않는 순한 불이고 싶다 가을날 상념이 갈바람 숲에서 만상(萬想)을 그려 하늘을 담아 내리는 가을비 알 수 없는 그리움이여 이렇게 눈물이 흐를 줄이야 곧 겨울이 올텐데 화롯불 같은 사랑은 어떠리 모두가 허허로이 떠나 빈 들녘에 고인 빗물처럼 그대 가슴에 고여 이보다 더 고독하면 아, 어찌 어찌 하리요 겨울 문지방에 선 나목(裸木)처럼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정직하리라 우리 가을의 사유(思惟)가 가을비로 내리는 이런 날은, 이런 날은 - 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