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풍경 달기
* 황 선생, 그대 아름다운 사람 *
조혜강
2008. 7. 8. 16:42
* 황 선생, 그대 아름다운 사람 * 황홀하게 타오르는 그대 언제나 깨어있어 만 리 밖까지 불 밝히는 그대의 영광된 학위식에 떨리는 마음을 담습니다 정의로운 자유를 사랑하여 만학의 불꽃 지펴온 화덕 물감처럼 번져나간 그대 노래가 어둠을 뚫고, 강을 흘러 바다에 이르러 어느덧 희망을 부르는 이들의 가슴으로 벅차게 날아든다 한창 피어나는 꽃처럼 그 향기 그 그늘 세상에 미련 없이 던져 오히려 집착마저 놓아버린 영혼의 풍요 그대 삶의 찻잔 가득 채운 향기로 모든 이의 기억 한 가운데 그대 서 있었으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위의 시는 1997년 황정희 선생의 상담교육학 석사 학위식에 내 마음을 담은 축하의 글이다. 성명 석자를 넣어 대상을 담아낸다는 것이 어렵고도 기쁨인 것을 그때 처음 알았었다. 시의 내용이 너무 과분하다고 하면서도 애정과 염원을 담은 내 마음을 충분히 읽어내곤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며 붓글씨를 쓰서 예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놓았었다. 또한 나의 졸필인 붓글씨 '書田有路勤爲徑(서전유로근위경) 學海無邊苦作舟(학해무변고작주)'를 표구하여 현관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제일 명당자리에 지금도 걸어놓고 있다. 유명한 사람들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내 졸필을 최고로 대접하고 있다. 그런 선생이 이번에 박사학위 논문이 통과되었다. 그것도 '우수논문'으로 말이다. 통과된 즉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곁에 있으면 힘껏 안아주고도 싶고 멋진 축하의 말을 해야겠는데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황 선생, 축하해요. 정말 축하해요." 이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휘 능력도 별로 없고 표현도 서툰 내가 선생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순전히 선생에 대한 내 정 때문이다.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듯 이 글을 통하여 표현되는 것은 아마 빙산의 일각도 못 될 수 있을 것이나 기쁜 소식을 접하고 보니 너무 감격하여 아래에 졸시나마 조그마한 마음을 보태려 한다.
십육 년 연상인 날 허물치 않고 깊은 애정으로 바라본 20 년 만남의 세월에 그대는 나의 멘토이어리 우리가 어느정도 코드가 맞고 정조의 가락이 맞고 만나면 화제가 깨어있으니 같이 마시는 차 한 잔, 또는 한 끼의 식사가 얼마나 감격스럽고 아름다운 뜻을 지녔으리 순수한 영혼으로 이 세상을 그지없이 원(怨)도 한(恨)도 없이 맨발로 평화롭게 산책하며 갈구하는 이들의 가슴을 전의식으로 길어 올려 절망을 이기게 하는 에너지, 그 원력으로 보석과도 같은 이 시대의 미학을 꿈꾸고 생명의 서원에 불탑을 쌓아 타는 불꽃으로 꽃을 피워 존재의 출구를 열어가기에 그대의 삶은 얼마나 아름답고 간절하리 삶의 길을 벗해 주고 내 영혼의 골짜기마다 비추는 햇살 여정을 함께 하는 그대가 있어 나는 좋으리 오늘 밤 그대 사는 마을 고헌산 산모롱이에 땅거미 지면 그대 푸른 잔디 뜰안으로 뜨는 달빛 되어 찾아가리 - 혜 강 - (2008.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