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연가

* 노을 위에 그린 그림 *

조혜강 2008. 9. 1. 17:52
      * 노을 위에 그린 그림 * 해질무렵 고즈넉이 젖어드는 산사의 정적을 쫓아 홀로 산자락 걸어가노라면 낮 사이 놀던 산새들은 제 둥지 찾느라 소란 떨며 산감나무 가지에 오롯이 모여들고 무성한 칡넝쿨의 보랏빛 꽃눈 그 웃는 모습은 물그릇에 가득 담긴 물처럼 찰랑댄다 해 넘어간 하늘 위 요요한 장밋빛 노을은 너무 순결하고 아름다워 차라리 달콤한 아픔 같아 노을 위에 그려보는 무채색 그림 속에 휘파람처럼 피어나는 그리운 얼굴 지워도 다시 새롭게 피어나는 그리운 얼굴 - 혜 강 - (2008.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