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찾아서
10월 22일 우리 학교는 '2010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찾아서 가을 소풍을 떠났다.
전날에 해마다 이맘 때 열리는 '등불축제'를 끝내고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떠난 소풍 길에는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잎들과 가을 걷이를 시작하는 풍성한
들판과 길섶의 코스모스, 억새꽃, 구절초들이 반갑다고 온몸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숨 쉬는 그릇, 미래를 담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30일 개막하여 24일 폐막식을 끝낸 2010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에는 대회가 끝 무렵인데도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개막 첫날부터 2만 명의 인파를 끌어들이며 큰 관심을 모았고 개막 12일 만인 11일에는 총
관람객 수가 4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특히 엑스포 행사장 내에 열차승강장(외고산역)을
설치해 관람객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돕고 이색적인 여행 코스로 홍보, 유도해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일상 생활용기, 그 중 '옹기'라는 전통문화자산을 단일 소재로 엑스포를
한다는 자체와 행사장도 이색적이고 정감 있는 국내 최대 옹기집산마을의 외고산옹기마을
이라는 점이 타 행사와 크게 차별화된 점이고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목표관람객 수인 70만 명의 유치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장장 3년 6개월의 준비 끝에 개방된 행사장을 마을지구 '숨' 공간과 공원지구 '쉼' 공간으로
구성된 행사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새롭게 변모한 옹기마을과 실용성, 예술성을 갖춘 다양한
옹기제품들을 감상했다. 또 행사장 내 동선을 따라 옹기를 활용한 체험놀이 및 음식문화관
옹기를 직접 만드는 제작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문화와 전통이 어우러진 가을소풍을 마음껏
즐기기도 하였다.
옹기마을의 유래를 돌아볼 것 같으면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영덕에서 옹기 업을 하던
'허덕만' 선생이 온양읍 고산리에 옹기굴을 만들고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옹기마을은 30여 가구가 모여 살던 작은 마을에 불과했으나 옹기 생산에 적합한 지형
(경사 20~30도), 옹기 제작에 쓰이는 양질의 점토, 용기를 구울 때 필요한 많은 양의 나무,
당시 최대의 수요지인 부산과의 접근성 면에서 옹기를 제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옹기는 1200도C 안팎의 불길에서 구워지는 동안 '기공'이라는 숨구멍이 만들어진다.
이 숨구멍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면서 안에 있는 나쁜 성분은 밖으로 배출하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는 안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원리는 코어텍스(Goretex)를 비롯해 정수기, 김치냉장고의 원리와 같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옹기에서 이미 과학 원리를 발견했고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옹기가 가진 탁월한
과학성을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엑스포는 세계 42개국 옹기 관련 제품 및 장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옹기로드관' '발효식
문화 체험마당, '옹기체험관' '옹기마을 문화탐방', '흙, 물, 불, 바람 놀이터' 등의 프로그램도
있어 인기를 끌고 있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 중의 하나가 세계 최대 옹기였다.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세계 최대 옹기 제작이 6번째 도전 끝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높이 2.46m 둘레 5.77m에 달하는 세계 최대 옹기는 무게가 0.7t에 달하고 유약을 사용하여
1300도C에서 소성한(구은) 자기 형태로, 스페인에서 가져온 높이 3m, 둘레 7.85m(무게 1t),
스페인의 1000도C에서 소성하는 도기형태인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물레를 이용해 성형하고 가마에서 소성하는 제작방법도 노천에서 흙을 붙여 만드는
스페인 옹기와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옹기 제작에는 총 1억2000만원이 소요됐다. 옹기 제작에 2500만원, 세계기네스
등록 대행에 9500만원이 사용됐다고 한다.
옹기는 발효식품 및 곡물 등을 담는 한국의 대표적 저장용기로, 오랜 시간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같이 숨 쉬며 살아왔지만 아파트 보급,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등에 밀려 우리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웰빙 열풍과 함께 옹기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과학적 우수성과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통 옹기문화의 보전과 세계화를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옹기문화의 르네상스 구현을 위해, 이번 옹기문화엑스포를 옹기문화의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 그 해결책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중요한 소통창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엑스포 종합안내 B'에 근무하시던 자원봉사자 이성우,
이명숙 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가을 소풍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 학생들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혜 강 - (2010.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