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풍경 달기
* 빈 잔의 삶 *
조혜강
2019. 6. 18. 16:24
* 빈 잔의 삶 *
살아가면서
조금씩 버리고 살아야 할
빈 잔의 삶
어느 낯선 언덕에
바람 등에 엎여 와 잉태된
솔씨인 양
산새 퍼덕이는
날갯짓에
고운 뿌리 내리고
돌 틈새 기어오는
물소리에
욕심 없는 나무로 자라
어둔 하늘 날다 지친
이름 모를 산새
쉼터 되었으면
때론 낮달이 걸려있는 하늘 우러러
새처럼 고운 노래 부르고 싶어
들꽃처럼 살가웁게 꾸미고 싶어
- 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