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창
* 그 바다에 서면 *
조혜강
2020. 2. 21. 10:23
* 그 바다에 서면 * 바람 부는 날 바닷가에 서면 바다는 신열 토하고 쉬이 잠들 수 없는 밤에도 고열이 난다. 파고와 골 사이의 괴리는 대치되어 병을 얻을 수도 있겠으나 때론 상보적 현상을 거치는 동안 자정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힘차게 치솟는 그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영혼 속에서 자라고 있는 바다, 이는 날빛 같은 순정이다. 언제부터인가 참으로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힘을 실어오는 아무 것도 주는 것이 없는데, 많은 부분 충만으로 오는 자아해방이 되고 무아지경의 상태로 우주와의 교감이며 영혼을 토닥이는 질서이고, 평화이고, 행복이다. 그를 생각하고 있는 일이 크나큰 기쁨으로 오고 있어 스스로의 자족에 놀라고 있다 길 위에선 늘 목이 마르지만, 생각하면 등골을 스미는 삶의 오한이 사라지고 그 속으로 소진할 줄 모르는 영성의 씨앗들이 무수히 발아를 거듭한다. 처음 본 그날 그 시간부터 그 자리에서 한 번도 벗어날 수가 없다. 두 번도 아닌 오직 한 번이다. 순정은 이렇듯 서러운 행복감에 도취될 수 있는지! 신이 영원하시듯 진실로 영원해짐은 모든 진실의 총화보다도 더 크고 값질 수 있다고 누가 말하였던가!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기쁨과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감사와 찻물 밴 찻잔에 세월을 담그며 뒤돌아보면 꿈을 꾼 듯 그 꿈과 함께 많은 변화가 생성되기 시작하고 계절이 피고 지고 더러는 바람 불고 비가 왔지만 바다, 그는 영원한 나의 로망이다. - 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