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강 2003. 1. 28. 20:22
* 낮 달 *



벗은 나뭇가지 시려
찾아 온 것일까
문득 고개 든 하늘은
쪽빛 바다

물새의 날갯죽지
하나 떨어져 있다

이 나이에
지금도 낮달 앞에서
눈물이 핑 돌 만치 설렘이 인다

첫사랑의 가슴이
저쯤으로 순수하던가
하늘 한 뼘이
하얀 연꽃 한 잎 떠놓은 듯
뭉클한 가슴

바람도 얼어 정지된
초열흘 낮
만월을 위해
꿈꾸는 알몸의 눈빛 가까이

내민 살의 웃음
사랑 하나 걸린다


2003. 1. 12
- 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