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풍경 달기
새벽 태화강가에서
조혜강
2003. 5. 20. 10:38
* 새벽 태화강가에서 *
밤새 잠 못 이뤄
파아란 잎사귀 같은 염원을 물고
밤 하늘 떠돌던 한 마리 작은 새는
새벽 태화강가에 와서
아침해를 업고 올 여명을 본다
강가엔 풀잎들이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한 방울의 이슬에도 어깨가 휘청거리는
풀잎을 새는 보고 있다
정의를 사랑했던 그는
푸른 하늘 훨훨 나르는
자유로운 시인이 되고 싶었다
詩를 써서 그의 외로움 모두를 해체하고팠다
강물엔 그의 어미가 쓴 머리수건빛
하늘이 말갛게 내려온다
세월이 지나도 낯설지 않아
어미의 피를 수혈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웠던
지난 함성의 의미도 새롭게 살아온다
그가 가졌던
푸른 꿈들도 하얀 물안개로
소소하게 피어오른다
살아 있음이 감격스럽다
자유와 평화와 사랑이 동공처럼 열려 있는
이 세상이 한없이 좋다
이 세상이 한 가슴에 들어온다
세상을 향한 사랑
깊은 쟁기자국을 남기는
그의 사랑은 때론 애처롭다
언제나 쓸쓸하면서
얼음 위에서도 불을 일구려고
손끝이 으깨어져 핏자국이 얼비치는
이 외로운 작업
이 아픈 몰입이
작은 몸집의 그에겐
차라리 통증일 때도 더러는 많았다
답답했던 마음 갈피마다
몸살 같은 진통으로
외롭고, 외로웠던 아픈 날에는
늘 멀리에만 있었던 사랑
늘 허기져 있었던 사랑
스스로 원해서 흘린 낭자한 피투성이
그래도 그는 그 모두를 함께 사랑한다
그의 사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강물처럼 유유히 살아갈 것이다
화살끝에 감도는 터질 듯 한 긴장감이
과녁을 향해 겨냥하 듯
산모퉁이를 돌아오는 기차의 외마디 비명 같이
그렇게 철저했던 사랑도
이젠 조금씩 고삐를 늦추자
그러나
그는 사랑하며 살 것이다
그는 사랑하며 살 것이다
세상을 향한 그리움
세상을 향한 사랑
그것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작은 새는
그것이고 싶었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삶도 사랑도 진실이니까
(2003. 5. 16 새벽 태화강가에서)
- 혜 강
밤새 잠 못 이뤄
파아란 잎사귀 같은 염원을 물고
밤 하늘 떠돌던 한 마리 작은 새는
새벽 태화강가에 와서
아침해를 업고 올 여명을 본다
강가엔 풀잎들이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한 방울의 이슬에도 어깨가 휘청거리는
풀잎을 새는 보고 있다
정의를 사랑했던 그는
푸른 하늘 훨훨 나르는
자유로운 시인이 되고 싶었다
詩를 써서 그의 외로움 모두를 해체하고팠다
강물엔 그의 어미가 쓴 머리수건빛
하늘이 말갛게 내려온다
세월이 지나도 낯설지 않아
어미의 피를 수혈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웠던
지난 함성의 의미도 새롭게 살아온다
그가 가졌던
푸른 꿈들도 하얀 물안개로
소소하게 피어오른다
살아 있음이 감격스럽다
자유와 평화와 사랑이 동공처럼 열려 있는
이 세상이 한없이 좋다
이 세상이 한 가슴에 들어온다
세상을 향한 사랑
깊은 쟁기자국을 남기는
그의 사랑은 때론 애처롭다
언제나 쓸쓸하면서
얼음 위에서도 불을 일구려고
손끝이 으깨어져 핏자국이 얼비치는
이 외로운 작업
이 아픈 몰입이
작은 몸집의 그에겐
차라리 통증일 때도 더러는 많았다
답답했던 마음 갈피마다
몸살 같은 진통으로
외롭고, 외로웠던 아픈 날에는
늘 멀리에만 있었던 사랑
늘 허기져 있었던 사랑
스스로 원해서 흘린 낭자한 피투성이
그래도 그는 그 모두를 함께 사랑한다
그의 사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강물처럼 유유히 살아갈 것이다
화살끝에 감도는 터질 듯 한 긴장감이
과녁을 향해 겨냥하 듯
산모퉁이를 돌아오는 기차의 외마디 비명 같이
그렇게 철저했던 사랑도
이젠 조금씩 고삐를 늦추자
그러나
그는 사랑하며 살 것이다
그는 사랑하며 살 것이다
세상을 향한 그리움
세상을 향한 사랑
그것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작은 새는
그것이고 싶었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삶도 사랑도 진실이니까
(2003. 5. 16 새벽 태화강가에서)
- 혜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