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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풍경 달기

나의 사랑 미르에게

by 조혜강 2002. 11. 12.
* 나의 사랑 미르에게 *





나의 미르에게


갈바람에 세일 수 없는 일상의 파편들이
낭자한 선혈로 울음 울다가
아무런 아우성 없이 초연히 떨어져 구름은
무슨 이유 있습니까


그리움은 애틋한데
회한의 덩굴로 치어다 본 세상은
무더기로 꿈을 꾸며
또 다른 그리움을 잉태하느라
보석 같은 사위로 춤을 춥니다.


은하늘에 사는 달님처럼
운명에 승복한 듯
아무런 혼돈도 없이
초연한 얼굴로 살고져 하는
내 삶의 타협점


이 가을은 짙은 꽃비에 가리어
눈 못 뜨는 맑은 내 영혼은
나의 미르에게
또 묻습니다.


무질서에 아파한
그 젊음은 어데 가고
상념은 삶의 질서를 배회하는데
체념의 시간으로 잠시 머무는 날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질
이 가을에
그립다 이름 하는
나의 사랑 미르
그대 향한 기다림의 시간을
갈무리 하렵니다.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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