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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풍경 달기91

천불사의 밤 * 천불사의 밤 * 절 담 위에달 걸려달빛은 허전하고성긴 별 몇몇물 위에 떠 있어물소리도 외로웁다내 삶의 꽃들은피었다 지려 하고세월은 나는 새처럼 빠른데어느 날에 만날까차꽃 같은 그대를. - 혜 강 -Wang Sheng Di - Dancing Crystal (춤추는 수정) 2025. 7. 5.
* 빈 잔의 삶 * * 빈 잔의 삶 * 살아가면서 조금씩 버리고 살아야 할 빈 잔의 삶 어느 낯선 언덕에 바람 등에 엎여 와 잉태된 솔씨인 양 산새 퍼덕이는 날갯짓에 고운 뿌리 내리고 돌 틈새 기어오는 물소리에 욕심 없는 나무로 자라 어둔 하늘 날다 지친 이름 모를 산새 쉼터 되었으면 때론 낮달이 걸려있는 하늘 우러러 새처럼 고운 노래 부르고 싶어 들꽃처럼 살가웁게 꾸미고 싶어 - 혜 강 - 2019. 6. 18.
* 학교 가는 길 * * 학교 가는 길 * 매주 수요일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사랑이라 부르고 싶은 두 마음을 만납니다 빛깔과 향기는 서로 달라도 샘처럼 퐁퐁 솟는 사랑을 만납니다 처음 본 날 학교 문 앞까지 와 본 후 학생들 나눠 먹으라고 과자도 음료수도 사 주고 몇 달 그렇게 만나면 비단실 두른 달빛처럼 깊은 마음 안에 가둔 사랑을 만납니다 그들은 젊고 신선하여 웃을 때마다 지지 않은 꽃들이 피어나니 그들과 나 관계를 넘어 가슴 풀며 아름답게 살라합니다 기도할수록 기도 더하고 사랑할수록 사랑 더하고 사랑은 살아있는 순연한 불씨 외로운 이들이나 눈물 글썽이는 따뜻한 이들이나 만나는 사람들 가슴속 순정에 불을 지펴 상생의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 혜 강 - (2015. 10. 5) 2015. 10. 5.
* 서출지[書出池]에서 * * 서출지[書出池]에서 * 오래도록 그리워한 인연의 세월을 푸솜하여 물레를 젖는다 연(緣)줄을 뽑는다 사랑의 덩굴 손으로 수만 개의 꽃잎을 안고 있는 연꽃 한 송이 수면 가득 피어 있는 이 고아한 자태에 취해 목이 쉬도록 부르고 싶어 정(情)이 그리워 아직도 꿈꾸는 듯한 이끼 낀 이요당(二樂堂)은 가슴이 타는 냄새를 피우는데 바람 한 자락 구름 한 자락 깊은 밤 달빛처럼 쉬어가는 자리 그리움에 젖는 내 마음이여 - 혜 강 - 2013. 7. 23.
* 영혼은 가랑잎 되어 * * 영혼은 가랑잎 되어 * 일상의 편편들이 한 잎 한 잎 떨어져 치맛자락을 부여잡는 이 가을 아,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그대 눈물 머무는 곳 저 높은 여행길에서도 지고 있는 가랑잎들 가슴 모서리마다 연연히 떨고 있는데 삶은 소유했다가 상실하는 여행길의 나그네인가 진실로 사.. 2012. 11. 5.
* 감 기 * * 감 기 * 며칠을 앓았나 보다 외부로 향하던 에너지가 갑자기 이불속으로 들어오니 속살 타는 냄새가 방안 가득하다 헤일 수 없는 부재와의 중재 그 중량감만큼 기다림이 되어버린 삼동의 비탈에 선 나무들 그들이 갈구하는 샘물만큼 땀이 나고 아무와도 함께할 수 없는 철저히 홀로인 .. 2012. 4. 23.
* 우수 (雨水)에 * * 우수 (雨水)에 * 얼어붙은 강심(江心)에 봄 부르는 비 내리니 그대와 내가 서로의 온기에 경건히 입술 포개면 꽃은 멀지 않으리 - 혜 강 - (2012. 2. 21) 2012. 2. 21.
* 당신의 세월 * * 당신의 세월 * 강변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봅니다 내밀한 마음 옷 벗은채 재촉하지 않아도 흐르는 강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고 눈보라에 휘청거리던 그 세월 다 보듬어 마침내 초로初老의 몸 눈물이 나요 눈물이 납니다 허지만 괜찮아요, 괜찮아요 당신 곁에는 세월의 실핏줄 .. 2012. 2. 6.
* 카우치에 누워 * * 카우치에 누워 * 산장을 나서면 나지막한 대운산 산마루로 오르는 오솔길이 나온다. 수북수북 쌓인 낙엽을 밟으며 30여분 숨차게 올라가다 보면 노송이 도래솔처럼 둘러싼 정상이 있고, 그곳에 그물로 만든 카우치가 있다. 굵고 튼튼한 두 소나무 사이에 매달린 카우치를 두 손으.. 2012. 1. 17.
* 새해에는 * * 새해에는 * 이젠 우리 소리 없이 타오르자 우리 심장에 지핀 불꽃 저 솟는 해처럼 우리, 하나로 불타오르자 바람과 추위가 얼리고 간 날들 너와 나의 가슴, 그 목마름 이젠 모두에게 불을 지펴 나는 너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우리 타오르자 해처럼 훠얼훨 타오르자 - 혜 강 - (2012. 1... 2012. 1. 10.
* 그리움의 화질 * * 그리움의 화질 * 그대와 내가 서로 다른 계곡을 흐르는 물이라 해도 목소리는 닮아갈 거야 밤하늘 별이 뜨고 질 때 서로의 가슴을 주어 그곳에 마음의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그 질감도 닮아갈 거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고 비어 있으므로 언제나 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 2011. 11. 28.
* 거울 앞에서 * * 거울 앞에서 * 거울 밖에는 가랑잎 내려 대지를 따뜻이 덮고 거울 안에는 당신이 와 나를 따뜻이 덮고 아! 어느 것도 집착할 필요 없는 내 삶의 숨 가쁜 사랑이여... - 혜 강 - (2011. 11. 14) * 거울 앞에서 * 거울 밖에는 가랑잎 내려 대지를 따뜻이 덮고 거울 안에는 당신이 와 나를 따뜻이 덮.. 2011.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