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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풍경 달기

* 빈 잔의 삶 *

by 조혜강 2019. 6. 18.

 

 

* 빈 잔의 삶 *

 

 

살아가면서

조금씩 버리고 살아야 할

빈 잔의 삶

 

어느 낯선 언덕에

바람 등에 엎여 와 잉태된

솔씨인 양

 

산새 퍼덕이는

날갯짓에

고운 뿌리 내리고

 

돌 틈새 기어오는

물소리에

욕심 없는 나무로 자라

 

어둔 하늘 날다 지친

이름 모를 산새

쉼터 되었으면

 

때론 낮달이 걸려있는 하늘 우러러

새처럼 고운 노래 부르고 싶어

들꽃처럼 살가웁게 꾸미고 싶어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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