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 *
꿈속에서도 애정을 고백하는
어머님 속살처럼 포근한 내 고향 창원
눈앞에 어루이는 그 이름들
하나하나 기쁨이었고
그리운 그 얼굴들
하나하나 사랑이었던 내 고향 창원
초가지붕 위엔 박넝쿨 치렁치렁
호박덩이 뒹구는 담벼락 안고
골목골목 뛰놀던 가시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잡힐 듯, 잡힐 듯
호롱불 가물대는 심지 돋우며
십자수 올올이 연분홍 꿈을 놓던 날에
우정을 사랑처럼 고백해 오던
애틋한 머슴애의 떨려오던 목소리
자운영꽃들이 논바닥에 자욱하던
그 긴 논뚝길에서
땀에 젖어 촉촉하던 그 애의 손바닥
계절은 사시사철 무정한 강물 위 흘러, 흘러
세월의 연착(延着)으로 먼 길 돌아 온 지천명(知天命)
동화 속 같은 유년의 만삭된 그리움 부르지 못해
오늘 밤 꿈길에 고향 담 넘는다.
(2001. 8. 15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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