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솔숲 오솔길

* 고향 생각 *

by 조혜강 2003. 8. 13.

*고향 생각 *

 

 

꿈속에서도 애정을 고백하는

어머님 속살처럼 포근한 내 고향 창원

눈앞에 어루이는 그 이름들

하나하나 기쁨이었고

그리운 그 얼굴들

하나하나 사랑이었던 내 고향 창원

 

초가지붕 위엔 박넝쿨 치렁치렁

호박덩이 뒹구는 담벼락 안고

골목골목 뛰놀던 가시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잡힐 듯, 잡힐 듯

 

호롱불 가물대는 심지 돋우며

십자수 올올이 연분홍 꿈을 놓던 날에

우정을 사랑처럼 고백해 오던

애틋한 머슴애의 떨려오던 목소리

 

자운영꽃들이 논바닥에 자욱하던

그 긴 논뚝길에서

땀에 젖어 촉촉하던 그 애의 손바닥

 

계절은 사시사철 무정한 강물 위 흘러, 흘러

세월의 연착(延着)으로 먼 길 돌아 온 지천명(知天命)

동화 속 같은 유년의 만삭된 그리움 부르지 못해

오늘 밤 꿈길에 고향 담 넘는다.

 

(2001. 8. 15 )- 혜 강 -

'솔숲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당신이 있습니다 *  (0) 2004.01.14
* 새해에는 모두가 사랑이게 하소서 *  (0) 2004.01.04
* 태양은 세상을 밝힌다 *  (0) 2003.06.30
억새꽃  (0) 2003.06.12
남목 고개  (0) 200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