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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 추 상(秋想) *

by 조혜강 2005. 10. 10.

 

* 추 상(秋想) *

 

가을은

깊이도 모를 정도로

높고 멀어지는

푸른 하늘

젊음과

야망과

열정으로 치닫던

내 눈길을 거두고

눈 내리깐 고뇌와 사유로 물들어

산자락 오솔길 풀섶따라

지내온 날들을 새김질할 때

칠팔월 햇볕처럼

불가마 같았던 입술도

세월에 목매어 애원하던

서러운 내 사랑도

소슬바람에 귀 열며 비워지는

먼 마음

서늘한 나이의 깊이 만큼

가을날 물살 같이

휘어져 돌아오는 길목에서

억새꽃 한 아름으로

그대를

그대를

기다리는 시심은

소나기 지나간

천년 침묵의 바윗등 같이

흥건한 눈물 씻어간 정결한

가을의

가을의 마음 자리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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