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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연가

* 그리움에 지치거든 *

by 조혜강 2017. 7. 11.
          * 그리움에 지치거든 * 내 아름다운 사람아 살다가 어느 날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무 그늘 아래 누워 하늘을 보아요 크고 작은 모든 나무들은 하나같이 하늘에 키를 맞추고 시원한 그림자엔 수수밭처럼 사랑의 물결이 일렁입니다 숲의 은혜로움이 있기 위해 그의 밖은 천형 같은 뙤약볕을 견디나니 약탕처럼 들끓는 인간사의 격정도 애써 가슴 깊이 머금을 때 세상의 모든 그리움들은 알몸인 채로 나뭇속으로 걸어들어 밤마다 피워도 꽃봉오리로 계절에도 지지 않으려니 우리 말없는 애태움을 뉘라서 그리워하지 않으리오 언젠가는 망설임없이 이제껏 여며온 길 모닥불 같은 온기로 뛰어가면 안아 줄 그 가슴 그 넓은 하늘의 사랑 내 아름다운 사람아 살다가 어느 날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무 그늘 아래 누워 하늘을 보아요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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