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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치악의 단상

by 조혜강 2002. 8. 14.


치악의 단상


가을은 언제부터인가

염록소 파괴된 이파리 단 하나 떨어질 때부터

너와 나 우리 사랑은 어디선가 불어오는

이른 바람에 낯선 거리로 쫒겨나고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쓸쓸함은 쓸쓸함대로

낙업되어 휘날리는 건가요

여름날 한 계절을 불태웠던 우리 사랑은

가을 귀퉁이 외딴 곳에서 떨며 여윈 몸짓을 하는데

친구면 어떻고, 연인이면 어떠랴

붉은 피 뚝뚝 떨어지는 선홍빛 고백이

나뭇가지마다 매달려 애원하는 치악의 단상

초록빛 젊은 밀어를 생성하던 여름날 우리의 한 때는

높푸른 하늘로 가을이 가더라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골목을 기웃거리며 따스한 가슴속을 파고들 날을 그리워할거야

아쉬움 태우지 못한 사랑

치악산 가지가지 조롱조롱 매달린 성숙의 열매로 달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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