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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간월재의 억새사랑

by 조혜강 2002. 12. 9.
* 간월재의 억새사랑 *







네가 사는 세상의

문지방을 넘든 날

문고리를 잡던 손이

떨리었다. 많이



끝간데를 모르는 너의 너른 가슴

발자국 하나하나 심어 본 환희

내년 이맘 때 그 추억

추수하고 싶다



선명한 뭇 발자국들이

너의 온몸을 더듬어도

내게 보내는 사랑은

쉬어갈 줄 오르고



저 만치 발 아래

계곡을 타고 내려

냇물이 되고

긴 허리 낭창거리는

강물로 흘러, 흘러

동해로 모여든다



비좁은 삶에 묻은

서러움 한 묶음도

마음과 마음으로

넉넉할 수 있음이

스스로 비워지고 채워짐이라



흔들리면서 외로울 텐데

무한한 축북으로 쓰는 언어

사람의 땅을 흔들어

온몸으로 여과시키는

그대 푸른 언어


자신을 열어

세상을 열어

세상이 되고자 하는

네 삶의 아름다움

하얗게 번지는

섬세한 세상의 비경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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