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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풍경 달기

* 여명에 젖은 꿈 *

by 조혜강 2003. 6. 2.

* 여명에 젖은 꿈 *-
- 소식 없는 벗을 그리며 -
물안개비 푸르게 내리는 
피안의 언덕에 올라
순수의 여명을 본다
아무런 발걸음 하지 않은
밤 사이 다듬이질한 영혼 둘
새벽 바람이 옷고름을 풀어헤친다 
세월의 얼룩이 드러난다
불나방에 언 손을 녹이면서
목덜미에 철철철 흐르는 
낯선 침묵이
낮에 나온 낮달에 
수심처럼 걸리고
오솔길에 발목 잡는 연한 풀섶처럼
애원하며 매달리던 우리의 얘기가
하얀 나비떼처럼 훨훨훨 
내리는 꽃눈되어
하얗게 세상을 바르면
사랑처럼 세상을 바르면
또 하나의 얘기가 전설처럼
허공에 묻혀지려나
안개비 타고 내리던 날들에
여명의 순수에 살 포개던
우리들의 우리들의 얘기가
- 혜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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