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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연가

* 하현달빛 서리 내려 *

by 조혜강 2003. 10. 28.

* 하현달빛 서리 내려 *
은목서 꽃향기 그윽한 가을날의 밤바다
울기공원 노송(老松)의 모습 또한 처연하다
모두가 잠든 밤 모랫벌에 서서
같은 바다를 바라보는 저 새야
너도 님을 그리는가
사랑은 이처럼 소리없이 와 
천형(天刑)처럼 드러누운 형벌이라고
멀리멀리 있으면서
하루종일 그대 생각만 하라신다
애원의 함성을 가득 물고
은빛 비린내의 해변을 뛰어오는그대 
그대를 도리질하고 싶다
이 밤은, 부디 이 밤은
격정을 인내해야 한다고
몸부림 채 산화되는 포말
모래톱을 보듬다 가버리면
목이 긴 내 그리움에
철석철석 내리는 비야 
하현달빛 서리 내려 처연해진 마음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는 안쓰러운 심사만이 
이 밤사 옷고름을 적시는구나 
(2003. 10. 17)- 혜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