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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연가

* 사랑이 머무는 풍경 *

by 조혜강 2006. 1. 9.
    사윈 햇살이 목덜미 서늘한 겨울 오후 산길엔 더펄머리 억새꽃이 하얗게 눈부시고 산자락에 잠 든 듯 그림 같은 황토 버섯집에 산 그림자가 계곡을 건너 마실 나온다 '사랑이 머무는 풍경' 카페 이름만큼 사랑스런 집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가 먼저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집 발목이 아프도록 낙엽을 밟다 방금 산을 내려온 여인 눈은 솔 물을 담아 푸르고 하얀 장갑을 벗는 손은 땀에 젖었다 살얼음이 매움한 수정과 한 모금으로 젖은 땀을 말리고는 어스름이 다가오는 창 밖 가라앉는 시선 속으로 바스락거리는 가랑잎들 그들의 가슴에서 들끓는 소리 머언 님이 참아 그리워 외로움을 발설하지 않으련다 - 혜 강 - (2006.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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