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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연가

* 바다가 그리운 날 *

by 조혜강 2006. 11. 9.

      * 바다가 그리운 날 * 바다여! 나는 날마다 님에게 편지를 씁니다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면서도 님에게 향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 오랫동안 묻혀있어 아련한 기억 저편으로 어쩌면 사라져갈지도 모를 그 시간들 속에서 영혼을 교감하며 보낸 순수했던 날들을 나를 사랑하는 그 눈빛 그 순간들의 웃음을 감동으로 가득 찼던 입맞춤을 이 계절은 나를 님에게 다시 얽매이게 하고 님의 눈길은 나를 꼼짝 못하게 하고 달빛이 오늘처럼 유난스레 밝은 밤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님에게 달려갑니다 오랜 세월을 삼켜 온 몸부림 세상을 사랑하는 은밀한 안타까움이 아름다운 꽃들을 한껏 피우고 있습니다 뜨거움과 목마름이 출렁거립니다 달빛을 우러러 수만 송이의 꽃송이들이 아프도록 깨끗하고 찬란하게 피어오르고 깊어 가는 밤을 따라 열정과 싸우고 있는 몸짓들이 고스란히 스며듭니다 사랑, 그리움... 그리고 온갖 생명의 메아리들이 슬프디 슬픈 외로움과 깊은 고독으로 가슴이 뜨끈해지며 눈물 되어 흐릅니다 채 여물지도 않은 내 문학의 꿈들이 님 가슴에 발을 들여놓아 곱고 순결한 정으로 꽃씨가 되어 가냘픈 내 뒤란에 날아와선 수천 송이의 난만한 빛깔로 채색되기에 나는 그 사랑을 풀이하기 위해 그 정을 달래기 위해 날마다 편지를 쓰는 지도 모릅니다 나의 로맨티스트여! 진정으로 내가 님에게 무엇을 해 주었던가요 피나게 지탱해 온 의지가 흔들립니다 님의 가슴에서 외로워집니다 자꾸만 기대고 싶어집니다 그 가슴속으로 소멸할 줄 모르는 영혼이 깃을 펴며 날아들고 있습니다 이 고요한 밤에 님을 보고 있으면서도 왜 눈물겹도록 그리운지 이렇게 아득하고도 슬픈지 감정을 윤택이 나게 하는 이 생명의 비색을 어떤 채색으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 혜 강 - (2006. 11.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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