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도니제티 오페라의 향연'
은 가장 퍼팩트한 사이즈로 표현되어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는 가운데 모
처럼 느긋하고 황홀한 시간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오페라의 거장 '도니제티'는 19세기 전반에 롯시니, 벨리니와 함께 이탈리
아 오페라의 3거두의 한 사람으로 활약한 작곡가로서 베르가모의 음악학교
와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공부하였으나 그를 법률가로 키우려던 부친과의
불화로 군에 입대하여 1818년 군인 신분으로 발표한 '볼로냐의 엔리코'가
호평을 받아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50 여생을 통해 67편의 오페
라를 썼는데, 그 중 몇 작품은 오늘에 와서 상연되고 있다.
오페라부파의 마지막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랑의 묘약'은 1832년에 작
곡되어 도니체티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며, 1835년 나폴리에서 초연
한 이래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계속하여 유럽 여러 나라에서 다투어
공연하여 크게 성공한 오페라이다. 작품의 흐름은 간소하면서도 신선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에 충만해 있는 것 같으며, 극적인 박력 등이 오페라 전체
를 지배하고 있다. 비록 비극적인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을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낙천적인 국민성을 보여준 이탈리아적인 오페라로 하
프의 반주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워 나의 마음을 한없이 정적으로 만들어갔다.
'오 아디나 나에게 한마디만 해 주오', '남몰래 흐르는 눈물', '당신은 이제
자유에요' 순으로 탄력 넘치는 음색의 소유자인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
로 재직 중인 테너 박현제 씨와 한국 오페라계의 영원한 디바로 이화여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지화 씨의 열창이 이어졌다.
내용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 단순하고 외모도 볼품없고 글도 모
르며 어리석고 약간 바보스런 마을 청년 '네모리노'가 살고 있었다. 그는
'아디나'를 사랑하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말을 더듬다 할 말을 못하고 돌
아서기 일쑤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 아디나는 아름답고 지적이며 군인인
벨코레와 사귀고 있었고 마침내 결혼을 약속한다.
'둘카마라' 박사가 마을에 도착하여 사기 조제약을 만병통치약이라 선전한
다. 사실은 적포도주를 묘약이라며 속여 판다. 네모리노는 그녀의 사랑을
받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사들인다.
마을에 네모리노가 굉장한 재산을 물려받았다는 소문이 퍼지고, 마을 처녀
들이 그의 환심을 사려한다. '네모리노'는 묘약의 효과가 퍼지기 시작했다
고 생각한다. 이때 아름다운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자신을 진실로 사랑한다
는 것을 알게 된다. 아디나가 자신에게 조금씩 마음이 기울고 있음을 느낀
네모리노가 감격에 젖어 부른 그 아리아가 바로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다.
그후 그 둘은 극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하고 둘카마라에게 속은
줄도 모른 채 감사해 한다.
마지막 디저트로 나온 오페레타는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로
'사랑의 묘약'이 다소 유쾌하고 발랄한 스토리로 사랑받고 있다면, 이 작품
은 장중하고 비장한 선율이 매력이다. 슬픈 운명에 절규하는 여주인공이
광기를 보이며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가 대표적이다. '마리아 칼라스'를
세계 최고 소프라노로 만든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의 줄거리로 '엔리코 아스톤' 공은 점점 기울어져 가는 가세를 바로잡
기 위해 그의 누이동생인 '루치아'를 돈 많은 아르투로의 아내가 되게 하려
고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루치아는 자기 집과는 선조대대로 원수지간인
'에드가르도'와 이미 사랑하고 있는 사이였다.
이런 관계를 눈치챈 오빠는 에드가르도로부터 오는 사랑의 편지를 중간에서
받아 가지고 그 내용을 바꾸어 전하는 등 방해를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루치아는 마음이 변한 에드가르도를 원망한 나머지 오빠가 강요하는
아르투로에게 마음에도 없는 약혼을 승락하고 만다. 그리하여 피로연 석상
에서 루치아는 결혼증서에 서명한다. 얼마 후 뜻밖에도 에드가르도가 나타
나 루치아의 마음을 돌아서게 한다.
에드가르도는 성에서 쫓겨나고, 루치아는 비관하여 절망한 나머지 그만 신랑
을 찔러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만다. 에드가르도 또한 이 비극에 상심하고
괴로움에 못 이겨 루치아의 무덤에 가서 자결하고 만다는 비극적인 줄거리다.
내 영혼이 흠뻑 젖어버린 채 막이 내리고, 장내가 떠나갈 듯한 박수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 혜 강 - (2008.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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