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위해 롯데시네마로 갔다. 9개 관에서 상영하는 영화제목을 쭈욱 훑어보니 오늘부터 상영하는 블랙(Black)이 눈에 들어왔다.
'소리는 침묵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되던 시절,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 소녀의 희망의 메시지'라는 포스트의 시놉시스가 강렬하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감독 : 산제이 릴라 반살리 주연 : 아미타브 밧찬, 라니 무커르지, 아예샤 카푸르, 쉐나즈 파텔 전체관람가 124분의 인도 영화
인도 영화다 보니 주인공 얼굴도 처음 본다. 헬렌켤레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 '미라클 워커'를 모티브로 한 헬렌켤레와 설리번 선생님의 얘기를 각색하여 영화화 했다고 한다.
영국계 인도 상류층 가문인 맥널리 가에서 태어난 '미셸'(라니 무커르지 분)은 두 살 때 이유 없는 청각, 시각 장애를 맞으며 어둠(Black)에 갇히게 된다. 세상이 온통 어둠뿐이었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8살 소녀 미셸! 아무런 규칙도 질서도 모르던 그녀에게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의 부모님은 마지막 선택으로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해 특수학교 선생님이자 장애아를 치료하는 '사하이' 선생님을 부르고 그에게 그녀를 맡기게 된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 듯 그녀는 종을 달고 있었다. 그녀가 집안 어딘가에 있더라도 종소리로 그녀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집에서 종까지 단 채 동물처럼 취급당하는 것을 본 선생님은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가족들, 여기에 뭐든 손으로 집어 먹고, 음식을 던지고, 여기저기 맘대로 뛰어 다니다 접시도 던져 깨뜨리는 구제 불능인 그녀를 온몸으로 말리는 선생님을 보고 이 애는 원래 이렇게 먹고 행동하며 구제 불능이니 그대로 둬라고. 그리고 선생님은 돌아가라며 차표와 섭섭지 않는 위로금을 건네는 미셸의 아버지는 20일간 장기출장을 떠난다.
남편의 말에 따르라며 떠나라는 미셸 어머니께 20일간 아버지가 돌아오는 날까지 라도 교육을 시켜보겠다. 몸에 종을 단 채 짐승처럼 살게 할 수는 없다는 그의 단호한 의지와 포기를 모르는 온갖 노력으로 미셸은 생애 처음으로 숟가락을 들고 다소곳이 앉아서 스프를 먹는다. 그리고 다른 아무 것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그녀에게 말과 소리와 단어 하나하나 를 수화로 가르치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주인공 '미셸'이 생애 처음으로 '워터'라는 단어를 '사하이' 선생님에게 말해 보이는 장면에선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나온다. 케이크란 단어 하나를 가르치기 위해 가져온 케이크를 그녀가 먹어버리고, 새라는 단어를 가르치기 위해 새장에서 꺼낸 새를 날려버리는 등 두 사람의 온갖 고생 끝에 그녀가 말한 첫 단어 워터!
드디어 미셸은 20년이나 걸린 대학생활에서 감동적인 졸업식을 맞이한다.
상영 도중 많은 명대사가 터져 나온다. "어둠 속에서 중요한 건 눈이 아니고 빛이다." "꿈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왜냐면 저에게 눈은 없지만 꿈이 있으니까요."
주체할 수 없는 눈물! 정말 눈부시고, 찬란하고, 잔인한 감동이었다.
- 혜 강 -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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