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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영화 감상

들어는 봤니? 모근부부

by 조혜강 2010. 2. 17.

 

감독 : 마크 로렌스

주연 : 휴 그랜트, 사라 제시카 파커

장르 : 로맨스, 코미디, 멜로

상영시간 : 103, 15세 이상 가

 

210일 오후 330분 현대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상영된 영화 '들어는

봤니? 모근부부(Did You Hear about the Morgans?)'를 나 혼자서 관람했다.

200석 규모의 호화로운 영화관, 이 날 3회 상연을 온전히 독차지 한 이 우쭐

한 기분은 '맘마미아' 이후 처음이다. 옆 시네마 1관과 2관으로는 관람객이

많은 것 같은데 아마 혼자 몽땅 즐기라고 배려한 것일까? 아무튼 나만을 위해

영사기가 돌아가고 여왕처럼 요족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 좋았다.

 

뉴욕시가 인정한 실력 있는 부동산 중계업자 메릴 모건(사라 제시카 파커)

잘나가는 변호사 폴 모건(휴 그렌트)은 흠 잡을 데 없어 보이는 완벽한 선남

선녀이지만 법적으로만 부부다. 이들은 남편 폴이 저지른 한 순간의 실수로

몇 달째 별거 중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멋진 저녁 식사를 준비해도 매번 꼬이기만 한다.

폴은 아내 메릴의 마음을 되돌려 보려고 애를 쓰지만 매일 바쁘고, 점심 저녁

으로 꽉 차버린 살인적인 스케줄마저 이들 둘 사이를 방해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극적으로 데이트에 성공한 폴과 메릴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후 귀가하던 중 보지 말아야 할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살인 현장에서 흉악한 범인과 눈이 마주쳐 버린 것이다.

이윽고 완전 범죄를 꾀하는 국제적 킬러가 두 사람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살인범의 협박에 FBI는 증인보호에 나서게 되고 이로 인해 폴과 메

릴은 서로 간에 선명치 못한 껄끄러움이 남아 있는 채로 FBI의 증인 보호 프

로그램에 의해 생면부지 와이오밍의 시골마을 레이의 보안관 집으로 옮겨지

게 된다.

 

범인이 잡히기 전까지는 누구와도 전화연락을 했어도 안 되고, 이메일도 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의 기약 없는 동거로 불편하기만 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차이도 상상을 초월할 만치 대조적이다.

위태로웠던 두 사람의 결혼 생활, 그렇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서히 불신의 벽을 허물어가는 것 같다.

 

뉴욕에서의 잘 나갈 때는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를 먹고 센트럴 파크에서 조깅

을 하던 폴과 메릴, 허지만 이곳에선 스크램블드 에그와 기름진 베이글로 아

침 식사를 하고 외출할 때는 곰이 많은 곳이라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들고 다

니는 신세로 전략한다. 또한 언제 살인자가 나타나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험하고 낯선 곳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두 사람 서로일 수밖에 없는 미

묘한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완전히 바뀌어버린 환경 속에서 쩔쩔 매다 어느새 적응해가는 주인공들,

사람은 주위의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가는 다원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가.

이들의 모습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재미있다. 그리고 뉴욕의 엣지 커플과 서

부의 시골 보안관 커플의 너무나도 다른 삶의 모습을 통해서도 쏠쏠한 재미가

넘친다.

 

범인이 메릴의 비서에게 접근하여 메릴이 있는 곳을 캐기 시작하지만 비서

도 메릴의 소식을 몰라 안타까워한다.

메릴이 아이의 입양문제로 건 전화 때문에 비서에게 있는 곳이 알려지고 그

로 인해 범인도 알게 된다.

 

이들이 있는 곳까지 범인이 습격해 왔다. 둘은 힘을 합해 결국 범인을 해치

운다. 그것도 즐겁게 해치운다. 좀 어설픈 총격전이지만 로맨스 코미디물이

니 봐 줄만하다. 그런 후 일상으로의 화려한 복귀!

대도시와 작은 시골마을의 문화 차이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하다고 하는 미

국이다 보니 시골에서의 이들 삶은 완전 폭소거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벌어지는 쉬크한 로맨스와 깡촌에서

의 서바이벌 로맨스, 이 두 가지 연애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모두 한꺼번에 즐

긴 셈이다.

입양한 아이와 만삭이 된 메릴의 배, 마냥 행복해 하는 이들 가족!

대개의 미국 영화가 그렇듯 역시 해피엔딩이다.

몇 년은 젊어지지 않았을까?

혼자서 깔깔거리며 많이 웃었다.

 

- 혜 강 -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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