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에 부는 바람 *
바람이 붑니다
주홍빛 산나리 꽃술을 흔들고
밤꽃 향기를 휘날리며
바람이 붑니다
초록 바람이 붑니다
넉넉한 품안
보드라운 속살
숲이 이토록 간절하고 사무치는 건
당신을 닮아서일까요
햇살도 수줍은지 내려오지 못하고
나무 위에서만 출렁거리는 오솔길 따라
아무 두려움 없이 있는 그대로
나를 내려놓습니다
산자락 곳곳에 빠알간 산딸기
한 움큼 따먹으니
달콤새콤한 향기 입 안 가득
오늘 점심은 이것으로 족하겠어요
고라니 새끼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습니다
당신의 선한 눈을 닮았네요
빠안히 쳐다봅니다
산에만 사노라니 사람이 그리웠을까요
좀 더 가까이 보려하니
녀석이 놀라 저쪽으로 달아나는군요
애구, 그냥 두고 좀 더 볼 걸
계곡에 걸쳐진 통나무다리
조심조심 건너도 보며
앞산 뒷산 산새들의 노랫소리
조화로운 화음으로 일체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숲에
바람이 붑니다
평화로운 바람이 붑니다
- 혜 강 - (2013. 6. 25)
'솔숲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리움에 산다 * (0) | 2014.04.14 |
---|---|
* 고헌다루(高獻茶樓) * (0) | 2013.09.03 |
* 찔레꽃 * (0) | 2013.06.03 |
* 오월의 숲 * (0) | 2013.05.20 |
* 삶은 언제나 의미를 담고서 * (0) | 2013.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