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연가
* 내 그리움의 주소는 *
by 조혜강
2007. 8. 14.

* 내 그리움의 주소는 *
바람 부는 날에는 잎새 설레는
바람결에 피어나고
비 오는 날에는 추억처럼
빗물에 젖어 피고
눈 오는 날에는
은쟁반에 하얀 눈을 담은 듯
순결하게 나를 채색하고
오늘따라 물안개 자욱한 날은
자운영 꽃들이 만발한 긴 논둑길
가을날의 향연 같은 억샛길
파도가 흔들어대는 바닷가
그 긴 길들을 살결 부비며
아프게 걸어 온
집착스런 고독의 치맛자락으로
내 사랑은 흘러든다
아침 해를 맞아들이는 신비의 물살
물 위의 빛나는 황금빛에 물들어 서 있는
아, 아직도 처녀인 그대는
기다림에 지치면
잊은 듯, 잊히운 듯
속살에 묻어만 두다
고독한 감미로움에 뼛속까지 박힌
하늘에 땅에 어리는 영원의 꽃이다
산을 보면 산처럼 목메이고
바다를 보면 바다처럼 벅차고
하늘을 우러르면 너무 아득하여
달무리 속에
은한의 별 떼 속에
물물이 일어나는 이 애틋한 회임
한 생을 노래하여도
다할 수 없는
그대는 나의 열정
내 영혼의 희구
지극히 슬프고도 아름다운
내 영혼의 동반자
- 혜 강 -